"유럽에 완제 의약품 공장을 차렸습니다. 국내 제약사 가운데 1호이죠."

ODF(구강붕해필름) 제조기업 우신라보타치의 남택수 대표(사진)는 "유럽에 공장을 짓는 건 큰 도전"이라며 "국내 제약사들의 경우 유럽 시장에서 의약품을 판매하기 위해 현지 기준에 맞는 허가를 받곤 하지만 유럽에 100% 투자해 공장을 세우는 건 최초 사례"라고 말했다. 

우신라보타치는 슬로베니아에 하이드로젤 패치 생산 공장을 세웠다. EU GMP(유럽 의약품제조기준) 인증을 앞두고 있다. 남 대표는 "유럽에는 하이드로젤 패치를 만드는 공장이 거의 없다"면서 "5년 전부터 유럽 진출을 계획해 왔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공로로 남 대표는 지난 13일 열린 '바이오 코리아 2017'에서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남 대표는 '국내 최초 슬로베니아 EU GMP 시설 구축', 'ODF 개발 및 생산', '중국·터키에 ODF 제제 기술 수출' 등의 공로를 인정받았다.

우신라보타치는 ODF 개발 전문기업이다. ODF는 구강붕해필름을 말하는데, '입안에서 녹는 필름'이란 뜻이다. 제약 및 식품 업계에서 신규 제형으로 통한다. 회사는 송도에 식품 ODF 제조 공장을 설립하고 3년차 운영 중이다. 건강식품과 기능성식품을 만들어 국내 및 해외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남 대표는 "ODF는 제약사에서 주로 생산하고 있다"면서 "국내에서 생산 공장을 가진 곳은 4~5군데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어 "ODF 제조는 기계, 설비 등이 중요한 장치 산업"이라며 "우신라보타치는 기계를 자체적으로 제작해 공장을 가동 중"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우신라보타치는 중국 창조우 시야오 사와 터키 아리스파마 사로 ODF 제제 기술을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창조우 시야오에는 기계와 포뮬레이션 등을 턴키 방식으로 수출했다. 이에 대해 남 대표는 "중국 시장은 워낙 큰 데다 완제 의약품을 등록한 뒤 판매하려면 5~6년 걸린다"며 "차라리 기술 이전을 하고 로열티를 받는 게 낫다는 판단이 섰다"고 말했다. 창조우 시야오는 현재 기계, 설비 등 세팅이 완료된 상태이며 시운전 중이다. 

터키 아리스파마와는 기술 협약을 맺었다. 아리스파마 역시 생산 라인 세팅을 끝내고 본격 가동을 앞뒀다. 남 대표는 "아리스파마의 경우 ODF를 생산해 자국(터키) 시장에 판매하고, 다른 나라에서는 우신라보타치가 판권을 가지는 방식"이라며 "터키에 OEM 공장을 둔 셈"이라고 말했다.